가정에서 특별한 우리 아이 vs 학교에서 평범한 사회적 존재
학교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크고 작은 다툼들이 있습니다. 만약 오늘 우리 아이가 집으로 돌아와 "엄마, 나 OO한테 맞았어.", "OO가 나 계속 괴롭혀." 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어떤 감정이 들까요? 더 나아가 부모로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요?
가정에서 마주하는 우리 아이는 부모에게 더 없이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또 아이들은 부모의 그러한 기대에 맞춰 행동하기 마련입니다. 가끔 학부모님과 상담을 하거나 통화를 하며 학교에 있었던 일을 말씀 드리면 "우리 아이가요?" 이런 반응이 있을 때가 많습니다.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는 자녀로서의 행동과 사회적으로 존재하고 생존하기 위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행동의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저 또는 학부모님들 개인으로 돌아와 생각해보면 사회적인 나의 모습과 가정에서의 나의 모습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많은 역할 속에서 그 역할에 맞는 행동들을 다르게 수행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한 아이의 아버지, 누군가의 아들, 배우자, 누군가의 친구, 아이들을 대하는 교사, 학부모를 대하는 교사 등 이 많은 역할 속에서 같은 모습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의 아이 한 명 한 명이 착하고 도덕적으로 행동하며 누군가를 때릴 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도대체 피해를 주는 그 아이는 누구의 자녀일까요?
학교에서 아이들은 사회적 생활에서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존재합니다. 그 가운데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기도 하고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나 자신을 돌아봐도, 주위 친구를 봐도, 매년 만나는 아이들을 보아도 인간은 입체적이구나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습니다. 어떤 특정한 한 면모만 가진 인간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극히 범인인 우리들과 아이들은 각자의 사회라는 틀 안에서 크고 작게 누군가한테 피해를 주고 피해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학교라는 공간은 아이들이 편안히 쉬고 즐기기엔 많은 제약들과 한계가 많습니다. 좁은 교실, 교사가 정해주는 엄격한 규칙, 사회적 질서, 수동적인 학업의 과정 등 많은 면에서 수용적인 성격을 띄는 가정과는 성격을 달리합니다. 이러한 제한적인 틀 안에서 나의 욕망과 욕구를 성취하기 위해 때로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또는 누군가의 욕망과 욕구 성취를 위해 내가 피해를 받기도 합니다.
길거리에서 보게 되는 거친 말을 하는 학생들을 보며 '아 요즘 아이들 진짜 장난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근데 그 아이들은 누구의 아이들일까요? 문제는 '누구'가 아니라 그냥 요즘 아이들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내 아이가 그렇다는 것이죠. 더 생각해보면 우리 세대가 어릴 적 시절을 돌아보아도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1학년이 순수하다는 생각, 교사는 책을 많이 읽고 도덕적으로 바른 생활을 할 거라는 생각 등의 여러 가지 고정관념, 최소한 저 두 가지 고정관념이 틀렸다는 것은 제가 보고 또 저를 통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냥 같은 시대생각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부족한 인간일 뿐이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우리 아이가 피해를 봤을 때 다 인간이 그러하니까 그냥 그럴 수 있지 그냥 대충 넘어가자는 말이 아닙니다. 교사로서 가장 안타까운 학부모의 모습은 아이의 이야기만 듣고 다짜고짜 학교나 교사에게 더 나아가 해당 학부모에게 항의하는 모습입니다. 그에 따른 반응과 행동은 학부모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제 아이가 그러한 피해를 가정에 와서 이야기한다면 저는 가장 먼저 학교나 교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자 할 것입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일은 생각보다 원인과 결과가 명확한 경우가 많습니다. 무작정 또는 일방적으로 때리거나 맞는 경우는 당연히 교사가 훈계하고 지속적이고 심각한 경우는 학교폭력으로 처리할 것입니다. 이런 경우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은 상호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내 소중한 아이라는 개념에서 확장하여 사회적 존재로서 발을 내딛은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학부모로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이러한 모습들을 본 저는 나중에 학부모로서 내 아이를 사회적 존재로 인정하는 시각을 가질 수 있을까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로서 우리는 항상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리지말고 시간을 두고 깊이 생각하며 내 아이를 위한 일이 어떤 것일지 항상 고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 >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세 장난감 추천] 슈타펠슈타인 밸런스보드 스태킹스톤 Stapelstein (18) | 2023.03.26 |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