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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인생

그냥 하기

by 주식 줍는 사람 2023. 12. 23.

아내가 2년 가까이 영어회화 공부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 와중에 아내가 영어 수업이 너무 좋다며 추천을 해서 처제도 함께 하고 아내 친구도 하고 나도 했다.
결과는 역시나 세 명 모두 중도하차.(내가 그래도 5개월로 최대ㅎㅎ)


영어회화 공부라고 해봤자 옆에서 봐도 그렇고 내가 수업 들어봐도 그렇고 별 거 없다.
그냥 일주일에 수업 한 시간 듣고 선생님이 제시해준 스크립트 계속 반복해서 말하는 게 전부다.

정말 아내를 옆에서 봐왔지만 그게 전부다. 그리고 아내는 선생님을 믿고 그냥 묵묵히 과제를 수행했다.
엄청나게 연습한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수업 자체가 원어민 수준의 발음이나 억양, 강세 등이 목적이어서
선생님이 항상 강조한 게 양이 아니라 연습의 질이었다. 많이 외우는 것보다 정확하게 듣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

아내는 시작할 때부터 3년 정도 해야 뭔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영어 공부 시작할 때 주위에 말하면 너무 긴 거 아니야? 더 빨리 하게 하는 좋은 강의 없나? 거기 잘 가르치나?
이런 생각들로 시작조차 안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왜냐하면 3개월만 하면 가능하다라는 강의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마치 3개월에 수익 100% 가능이라는 주식 리딩방의 광고 같은 것.(요즘은 3개월에 100%면 양반)


어쨌든 아내는 이제 상사의 추천으로 직장 영어 면접관으로 뽑혀 신입 영어 면접을 하러 간다.
꾸준함과 반복의 결과다.

다시 가정으로 돌아와서 나는 아직도 사소한 일에 되도 안한 자존심과 화가 올라오는데 아내는 정말 그 때 그 다짐을 한 이후로 갈등의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포용력을 보여준다.
정말 느껴진다. 그리고 그 때마다 나는 존경심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한 인간이 사회적으로, 또 내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저 사람 정말 성공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알게 모르게 내가 이 집의 가장으로서 투자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경제적 수준을 이루어 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쩌면 그 길을 이 사람이 먼저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경쟁심도 생기면서 믿음도 생긴다.

주식잔고나 맨날 들여다보고 호가창이나 깨작거리면서 무슨 성장을 하겠나
내 마음부터 들여다봐야한다는 것을 아내로부터 배운다.

경제적 성장을 이루기 전에 내적 성장을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
내적 성장 없이 경제력만 이룬다면 어떤 추한 모습이 드러날지 모르겠다.

나도 영어 공부 더 열심히 하고 복싱 배우러 가야겠다. 아무 이유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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