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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투자일기

방망이 깎던 노인

by 듀스멍멍이 2023. 6. 17.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서울 부동산을 사겠다고 최근에 난리를 쳤다. 사실 갑자기 분 바람은 아니고 체슬리 박세익이 예전에 말하길 주식으로 돈 벌어서 땅에 묻어야한다고 했다. 참 공감도 가고 묵직한 투자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묻을 돈이 제발 좀 있었으면 좋겠다. 어쨌든 투자의 관점으로 보더라도 서울 부동산만큼 안전하면서 성장성이 큰 종목이 있을까싶다.
https://youtu.be/DukBNNYa54w

 
몇 주 전에는 금요일 밤에 서울 부동산 여기저기를 보다가 갑자기 직접 눈으로 보고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이랑 놀다가 아내한테 서울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럼 갔다와"
 
"엥?... 어.. 음.. 그래, 갔다올게"
 
그러고는 바로 KTX타고 서울역으로 가서 길음뉴타운이랑 가재울뉴타운을 보고 왔다.

대충 한 10억 정도다. 전세는 들어온 기간에 따라 5억선에서 왔다갔다 하는 수준이다. 대충 필요한 돈은 5억 중반 정도다. 취득세만 3,300만원... 거기다가 중개료, 내 집 이사비, 내 집 중개료, 다시 전세집 중개료하면 집값 외에 부가적인 비용만 거의 4천만원에 달하는 금액이 필요하다.
 

길음뉴타운, 가재울뉴타운

주식하는 돈만 빼서는 사기 힘든 노릇이고 역시 우리집을 팔고 전세를 가던지 최고 좋은 것은 적당한 가격의 월세를 가는 것이다.
 
문제는 저걸 보고나서 일상으로 돌아오니 저 아파트에 사는 우리 가족의 모습이 계속 상상이 간다. 지금 상태에서 생각하는 최고의 인생의 목표다. 사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 상상과 지금의 현실의 간극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간극이 클수록 마음의 허망함과 조급함은 커져만 간다.
 
그러다가 최근에 읽은 블로그 포스팅을 보고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깨달았다.
https://blog.naver.com/bizucafe/223127988810

 

어깨에 힘 좀 빼세요 (한글 번역) | The Backwards 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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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naver.com

인생에는 노력을 하면 할수록 더 잘되는 것이 있다. 그것들 대부분은 아주 단순한 일들이다. 하지만 인생에서 고차원적인 것들은 그걸 가지려고 하면 할수록 더 멀어진다는 것이다. 사랑, 존중, 자신감, 돈, 명예 등이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해야하나? 그러한 목표들은 제쳐두고 그냥 내 일상을 하루하루 굴리는 일 뿐이다. 그냥 주식 공부하고 관련 블로그 읽고 살 꺼 사고 팔 꺼 팔면서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하면 된다. 그러다보면 그냥 거기까지 와있는 내 모습을 뒤늦게 발견하게 될 것이다.
 
높은 암벽을 오를 때를 생각하면 저기 위 정상까지 어떻게 올라가지, 언제 다 올라가지 생각하지말고 그냥 한 손 한 발 짚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오늘도 그냥 오늘의 방맹이를 깎으면 나의 자산은 강낭콩 자라듯이 자랄 것이다.
(4월에 심었던 강낭콩을 오늘 아이와 함께 수확했는데 사실 너무 신기했음. 한 알 심었는데 언제 이만큼 커서 새끼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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